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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학교와 가정의 틈새 ‘공부방’

새빛골 해바라기집 2007. 9. 26. 07:36

부자되세요


학교와 가정의 틈새 ‘공부방’

 

다음카페:용인부동산

 

   
▲ 햇살 지역아동센터 안 작은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책을 읽고 있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학원 차에 오르는 아이들속에 ‘공부방’으로 뛰어가는 아이들이 있다. 방학 때도 학원 대신 공부방을 찾는다. 그 곳에서 국어, 수학, 영어, 미술, 글짓기…도 배우고 언니,오빠, 동생, 선생님들과 영화도 보러간다. 전시관이나 미술관에 가고 봉사활동도 참여하고 캠프도 다녀온다. 학원가는 것 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큰 소리로 말하는 아이들. 집으로 가기 전 꼭 들르는 공부방에서 아이들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지낼까.

용인에는 처인구 7곳, 기흥구 4곳, 수지구 1곳 등 12곳에서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도시지역보다 농촌지역에 공부방이 몰려 있었다. 그나마 2005년 7월 지역아동센터와 공동생활가정시설 기준이 완화되면서 공부방이 늘었다. 이 가운데는 열악한 곳도 있고 급식비와 운영비 등을 시에서 보조 받는 곳도 있다.

그래도 아이들은 작은 공부방에서 언제나 환하게 웃고 떠든다.

도서관에서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는 느티나무 도서관은 매주 토요일마다 영화를 상영하고 노는 토요일에 ‘마을학교’를 연다. 영화를 보던 부모들이 우리 아이들이 지역에서 함께 자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된 것.

28일에는 해외 출장으로 아이와 자주 생활하지 못했던 한 아빠가 출장 때 마다 모은 엽서와 사진을 활용해 느티나무도서관 아이들에게 세계 여행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봄방학을 맞아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에게 이 아빠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다. 또 아빠의 직업을 이해하고 세상사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려준 것이다. 박영숙 관장은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과 만나 잠깐씩 놀면서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양지면 양지햇살지역아동센터는 용인의 공부방 중에서도 5년 정도 지나 자리가 잡혀가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공간이 좁아 중학생들은 지역의 독지가가 제공해준 공간을 이용하는 신세다.

   
▲ 지역아동센터(공부방) 운영 현황 (06.2.10 현재)

#청소년 49명 모두 무료로

평안교회 목사 부인인 박숙형씨는 일요일마다 만나는 아이들을 평일에 만나게 됐다. 그 아이들이 밥도 굶고 다니고 학업 성적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그 아이들을 돌보기로 결심했다.

부모가 맞벌이를 해야 하거나 부모 중 한 명만 있거나, 부모마저 없거나…집에서 보살필 여력이 없는 아이들을 모았다. 하지만 아이들이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다. 결심 끝에 박씨는 아이들을 직접 찾아 나섰고 봉사자도 찾았다. 그렇게 5년 전 15명의 아이들과 교회 건물을 빌려 둥지를 틀었다.

중학교 수학교사였던 경험을 살려 아이들을 가르치고 도서관도 꾸몄다. “그 때는 한달에 30만원으로 애들이랑 같이 먹고 공부했었어요.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아이들이 점점 늘면서 햇살 공부방은 지역아동센터 규모를 갖추게 됐고 지금은 49명이 이 곳을 이용한다.

“형편에 따라 교재비를 내기도 하지만 요즈음이 더 어려운지 그마저도 못내는 가정이 많아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밝아지는 아이들을 보면 힘이 솟는다는 박씨는 눈빛만 봐도 그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눈치 챌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요즈음은 놀이·상담치료까지 전문적으로 해나가고 있다.

평상시 아이들은 방과 후 이곳에 와서 계획표에 따라 수업을 하고 자유롭게 책도 보며 저녁을 먹은 후 돌아간다. 방학 때도 아침 9시부터 밤 9시30분까지 공부방에서 생활한다.

이 곳에 오는 아이들은 “놀러 가고 영화도 보러가서 공부방이 학원보다 좋다”고 말한다.

풍덕천동에서 학습지도 봉사활동을 하러 온 김문정양(명지여고3)은 “학교 봉사시간은 이미 다채운 상태에서 영어 가르치는 것을 알아보다 이 곳에 봉사활동을 하러 왔는데 아이들과 같이 공부하니까 즐겁다”며 “부모가 보내주는 학원만 편하게 다녔는데 이곳에서 봉사하면서 공부방에 대해 알게 됐고 개학하면 못 와서 아쉽지만 방학 때 또 봉사하러 오겠다”고 했다.

공부방 아이들이 희망이라고 믿는 박씨는 늘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정성을 쏟아도 늘 모자란 듯한 마음이 ‘부모’ 마음일까.

#전문지도교사 없어 어려움

부모를 대신해 아이를 돌봐주는 박씨는 “공부방 안에서도 방치되는 아이들이 있다”며 “먹여주고 데리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더 많이 보여주고 느끼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이 곳 봉사자들은 아이를 키우는 아줌마들이 자원활동가로 활동하며 사랑을 나눠준다. 그 사랑을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고 수학문제도 척척 풀어내는 모습을 보면 ‘아이들은 사람이 사랑으로 키우는 것’이라고 다시 깨닫고 또 사랑의 에너지를 쏟아낸다.

박씨는 지역아동센터를 인근으로 옮겨 아이들에게 더 쾌적하고 넓은 공간에서 지낼 수 있게 하고 싶다. 또 중학교 공부방 아이들에게 질 높은 교육 환경을 제공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아이들 공부를 가르쳐주거나 장학금 지원 등 후원의 손길도 절실하다. 무엇보다 교사 확보가 가장 큰 어려움이다.

공부방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진짜’를 보여주겠다는 박씨 생각대로 하자면 교사가 필요하지만 인건비 때문에 선뜻 교사를 채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곳을 이용하는 아이들을 체계적으로 보살피겠다는 박씨는 “양지에서는 푸드뱅크 등을 통해 도움을 주고 있지만 자원 활동가나 교사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아이들을 매일 아침저녁으로 만나고 싶어 생활시설을 해보겠다는 그의 꿈은 햇살지역아동보호센터 아이들 모습에 담겨 있었다.

   

출처 : 학교와 가정의 틈새 ‘공부방’
글쓴이 : 신바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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