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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대선공약]- 아동복지, 새롭게 틀을 짜자

새빛골 해바라기집 2007. 7. 29. 18:29
대선과 사회복지-5


아동복지, 새롭게 틀을 짜자

이용교

(복지평론가, 광주대학교 교수)


한국 사회복지의 역사에서 아동복지는 매우 소중하다. 사회복지사업이 노인복지, 장애인복지, 지역복지 등으로 확장되었지만, 사회복지의 뿌리는 아동복지라고 할 수 있다. 사회복지계의 원로는 대부분 평생 동안 아동복지를 실천했거나 아동복지부터 시작했던 분이다.

하지만 한국의 아동복지는 6.25전쟁 전후에 전쟁고아를 긴급 수용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양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동복지서비스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불인 나라의 격에 맞지 않아서 아동의 삶의 질을 낮추고 국제적으로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국외입양이다. 당초 국외입양은 해방 후에 주둔했던 미군 자녀인 혼혈아를 미국에 입양시키기 위해서 이루어졌다. 한국에서 차별받는 혼혈아를 미국인에게 입양시키는 것은 좋은 아동복지라는 점에서 이견이 없었다. 혼혈아가 없어지자 국외입양의 대상은 고아로 대체되고, 현재는 미혼모가 출산한 아동으로 바뀌었다.

미혼모가 출산한 아동이라고 해서 이 땅에서 태어난 아동을 외국으로 입양시키는 정책은 재검토되어야 한다. 국외입양의 수와 비율이 줄고 있지만 중단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입양기관의 재무구조에 있다. 입양기관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매우 적기에 입양기관은 입양수수료가 더 많은 국외입양을 중단하기 어렵다. 국외입양을 축소하고 중단하기 위해서는 입양기관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늘리고, 국내입양 촉진과 입양인의 사후관리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매년 국외로 입양되는 아동이 2천명 가량이고, 이는 그해 출산아동의 0.4%이다. 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초저출산사회에서 단지 의료적 서비스가 필요한 미혼모의 자녀라고 해서 국외로 입양시키는 것을 이제는 중단해야 한다.

또한 도움이 필요한 아동이 발생되면 아동양육시설에 입소시키는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아동복지가 발달된 나라는 상담을 통해서 가정에서 양육하도록 돕고, 보육사업으로 부모의 양육부담을 줄여주며, 불가피한 경우에는 가정위탁이나 입양을 통해서 대안 가정을 만들어준다.

그런데 한국은 부모나 보호자와 함께 살 수 없는 아동을 대부분 아동양육시설로 입소시킨다. 아직도 한때 고아원이라 불린 아동양육시설은 전국에 230여개소가 있고, 그곳에서 생활하는 아동이 1만 8천여명이다. 많게는 한 아동복지시설에서 1천명 혹은 5백 여명의 아동이 함께 사는 방식이 바른 성장과 자립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아동양육시설에 사는 대부분의 아동은 적어도 한쪽부모가 있기에 고아가 아니지만, 부모가 양육을 포기할 때 국가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에 ‘고아’처럼 양육된다. 고아가 아닌 아동을 고아처럼 키워서 사회에 자립을 시킨다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

이제 아동복지는 도움이 필요한 아동과 가족이 형편에 따라서 이용하고 가급적 가정이나 대안가정에서 살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아동이 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합리적인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 아동양육시설에서 한 아동을 키우기 위해서는 연간 1천만원 가량을 쓰는데, 이 정도의 사업비라면 위탁가정이나 공동생활가정에서 훨씬 인간답게 살 수 있다.

가난한 사람이 많은 도시지역과 농산어촌에 지역아동센터를 좀더 확대하고, 이 센터에 대한 지원을 높이면 도움이 필요한 아동의 보호와 교육 그리고 문화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할 수 있다.

이제 국제적 비판을 받고 있는 국외입양을 중단하고, 아동양육시설을 공동생활가정으로 바꾸며, 지역아동센터를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아동복지의 틀을 바꾸어서 이 땅의 모든 아동이 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하자. [2007년 6월 21일 작성]
출처 : [대선공약]- 아동복지, 새롭게 틀을 짜자
글쓴이 : 한국복지교육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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